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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트!

결고운 2017. 5. 13. 19:03

 

 

 

 

 

 

 

 

 

 

 

 

 

 

 

 

 

 

 

 

수영하고 돌아오면서 조금 땅을 밟고 걷고 싶은데

아파트 정원을 걷자니 남의 집 앞이고 해서

시멘 블록 위 정원을 걷고 집으로 오곤한다.

 

며칠 전부터 아무도 오지않는 공간에 작지만

충분히 걸을 수 있는 곳을 발견하여 걷고 있다.

키가 큰 마로니에 나무 두 그루 밑이다.

흰 색과 분홍색 꽃까지 예쁘게 피어있는 요즘!

이 곳을 발견하여 기분이 참 좋다.

방학이면 아파트 남자 아이들이 곧장 숨박꼭질을 하며 노는 것을 봤기에

어떤 곳인가 궁금했었다.

작은 동산을 올라가니 마로니에 나무 밑으로 훵하니

꽤 넓은 공간이 있다. 주위가 온통 나무라 포근한 감이 든다.

큰 나무 밑이라 그늘이져 시원하고 돌기에 좋다.

겨우 한바퀴에 60 보 정도 걸을 수 있지만 대 만족이다.

오사카에서 아파트 베란다에서 걷기 운동 했던 걸 생각해보면

비교 불가다.

 

나무로 감싸안은듯 둘러싸여있어

공기도 좋고 꽃도 구경하고 우리 집도 쳐다보이고

그 누구도 오지않는 나만 아는 내 아지트인셈이다.

오늘은 이 곳을 걸으며 꿈을 꾼다!

둘째 언니가 조카와 함께 7 월 초 독일에 온다.

질녀는 신혼여행때 한 번 다녀갔기에 여길 잘 안다.

한 달만 푸욱 쉬고 쉽다는 언니의 자조섞인 말에 나에게 오라했다.

그리하여 열흘 휴가를 받았단다.

희망은 먹고 자고 쉬고 산책하고다.

여행도 다 싫단다.

자매 사이는 서로 맘을 읽어 위로해 줄 수 있고

위로가 되는 가장 편한 존재 아닌가?

나 또한 언제나 혼자 다니며 소원하지않았는가?

외롭게 혼자 걷던 숲속도 언니와 함께 걸을 수 있어 좋고

내가 걷는 이 동산 뒤에 숨어 있는 이 곳에도

도란도란 얘기하며 걷기도하고

자리 깔고 누워보기도하고 차도 마시면 참 좋겠다는...

 

그래서

많이 기다려진다! 사랑하는 언니가 오는 날이!

 

나도 이 곳을 떠날 날이 많이 남아있지않기에 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