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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에 오르다.

결고운 2018. 5. 6. 07:52

 

 

 

 

 

 

 

 

 

 

 

 

 

 

 

 

 

 

 

 

북한산 등산로에 집이 있기에

맘만 먹으면 오를 수 있는 북한산!

지난 주 친구와 둘레길을 걸을 때

조금 더 영역을 넓혀 걸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맘이 들었는 지 잠깐 산에 가자고 했더니

너무 좋아하는 남편!

물 한 병 안 넣고 가볍게 다녀올려고

물 대신 사과 두 개만 준비해

남편과 함께 북한산에 올랐다.

비봉까지만 가기로...

 

어린이 날 어버이 날이 겹친 주말이라서인지

한적하기만 하다.

간간히 스치는 바람 소리와 새울음 소리만 들리는

정말 멋진 산행이다.

아직 이슬도 걷히지않아

떡갈 나뭇잎이 촉촉히 젖어있다.

산철쭉이 한창이라 기분 참 좋다.

하지만 비봉 근처에서 난괸에 부딪힌다.

오르는 길에 바위가 길게 누워있어 겁이 난다.

오르긴 하겠는데 내려올 때 문제라 생각되어

포기하고 남편만 보내고 난 거기서 기다리기로 한다.

 

다람쥐가 나타나 무료함도 달래준다.

쉼터라 오고 가는 등산객이 머물다 떠나기를 반복하자

궁금해 전화해보니 오를만한데

내 상태로는 모르겠단다.

난 무릎이 좋지않아 내려올 때가 큰 문제라

억지로 참고 있는 중이다.

잠시후 올라와보니 너무 예뻐서 혼자 보기 아깝다며

무리를 따라 한번 올라와 보라는 주문이...

솔깃해서 어찌어찌 올라갔다.

이제 생각해보니 거기서 내려오기 너무 아깝고

능선을 따라 더 가고 싶은 마음이었나보다.

남편과 합류해서 능선을 따라 걸으며 아래를 내려다보니

정말 좋다. 남산과 롯데 타워까지 한눈에 보이는 곳도 있다.

 

오월 초순의 신록과

연분홍의 산철쭉이 기분을 업시킨다.

사모바위, 비봉, 향로봉, 족두리 바위까지...

향로봉에서 까지는 정말 기분이 좋았는데

이제부터 난코스다.

족두리 바위에서 한계를 느낀다.

남편에게 투덜거리며 물을 얻어오라고 주문한다.

가져간 사과는 벌써 먹었고 힘이 드니 갈증이 심해

기진맥진이다.

냉동고에 있는 절편과 물 한 병 가져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후회막급이다.

드디어 남편이 물 조달에 나선다.

이제 막 혼자서 산에 오른지 얼마되지않는

인심좋은 아주머니가 호박즙 두 개를 주셔서

얼마나 고마웠든지.

한 시간 정도 가볍게 다녀올려고 시작한 트레킹이

서너 시간으로 늘어버려 남에게 피해도 주고

내 몸은 만신창이다.

 

족두리 바위 아래서 난 긴 싐을 갖고

불광동 쪽으로 내려오는데 죽음이다.

무릎이 아파 게걸음으로 내려온다.

끝이 보이지않는다.

너무 가파른 바윗길!

진짜 고생을 많이 했다.

다 내려와 식당에 들러 열무김치에

동태찌게가 얼마나 맛있든지!

발동이 걸리면 다 끝내려는 남편 덕분에

이제는 오르질 못할 북한산 일주를 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