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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을 찾은듯.

결고운 2015. 2. 26. 21:02

 

 

 

 

 

비가 내려 질펀한 길을 물흐르는 반대 방향으로 마냥 걸었다.

개울가의 들꽃도 구경하고 사진도 찍으며 한가로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듯 걷는다.

영락없이 알밤같은 밤이 강둑에 많이 쌓여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가시같은 밤송이는 보이지 않는다

낙엽은 역시 떡갈나뭇잎 같다.

우라나라 상수리 정도의 열매가 아닌가싶다.

시냇물이 흐르는 바로 옆에 초등학교가 있나보다.

멀리서부터 들리는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싫지가 않다.

가끔은 차도도 끼어있어 조심해서 차를 피해 걷는다.

개울은 산쪽으로 더 가깝게 다가간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두 젊은 엄마가 정답게 걷는 한가한 길에 접어들었다.

그런데 산에 이르기 전에 다리를 기점으로 더 이상 오솔길은 이어지지 않았다.

지나쳐 왔던 한 마을이 예사롭지 않아 들러보기로했다.

내가 머물고 있는 마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미 서부 여행때 유럽풍 마을이라 꾸며놨던 솔트시티 같은 분위기다.

집은 한결같이 퍼즐을 맞춰놓은듯한 분위기다.

멋진 파스타 집도 있고 악기점. 카페 비싼 중고 옷가게가 많다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

물론 빵가게도 많았다.

언덕을 따라 올라가니 큰 성당도 있었다.

혹시 길을 잃을까봐 대충 구경하고 내려오니 광장이 나오고 거기엔 야채와 먹거리를

팔고 있다.

많이 걸어 출출한 참에 줄지어 서있는 대열에 끼어본다.

뭔가하고 들여다보니 뱅글뱅글 돌아가며 굽는 치킨이다..

한봉지 사들고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햇볕이 따스해서인지 옆 벤치애도 그 옆 벤치에도 싸온 도시락을 먹는

직장인들이 정답게 얘기하며 삭사를 하고 있다.

따끈따끈하고 야들야들한 것이 참 맛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게 나쁘지마는 않다.

이렇게 혼자 이방인들 틈에 섞여 야외에서 식사도 할 수 있는 베짱이 생겼으니...

항상 그렇지만 돌아오는 길은 발걸음도 가볍고 거리도 가깝게 느껴진다.

그리고

밤 늦도록 집을 구하러 시내에서 보냈다.

아주 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