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행사를 앞두고 행사 준비도 있고
얼굴 본 지도 오래여서
행사 사전 준비겸 티모임이 있다.
교통이 불편한 곳에서 모임이 있다보니
차를 얻어타야하는 데
다들 멀리서 오고 아이들이 있어
아침에 부산한 걸 생각하니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웃에 살았던 부인이 항상 날 픽업해 주어
다른 부인들이 상관하지 않았다.
대그룹에 다녔던 그 부인이 1년 육아 휴직을 마치고
올 봄 복직하기위해 서울로 떠났기에 많이 아쉽다.
언제나 모임이 있을 적엔 항상 함께 했었기애
별 불편없이 살았다.
이 기회에 그녀의 부재가 확 다가오고 고마움이 더한다.
30분 정도 한적한 주말 농장 골목을 지나 걸어가야한다.
산보 삼아 예행연습도 마쳤다.
집을 나선다.
편한 신발에서 약간 굽이 있는 신발로 바뀌었기애
10분을 더 얹어 넉넉히 잡아 출발이다.
살랑살랑 바람도 불고 걷기에 딱 좋은 날씨다.
농장을 거쳐 동네에 들어서니 집들이 너무 예쁘다.
정문 앞에 분수도 있고 잘 가꾸어진 집이 있어 사진을 찍고 싶으나
정문 한가운데 커다란 감시 카메라가 빤히 지켜보고 있어
지레 겁먹고 꼬리를 내린다.
조금 더 지나치니 잔디위에 예교스런 푯말에
입가에 미소 지으며 찰칵~!
외국인들 앞에 내놓을 음식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작년에는 호박전에 예쁜 꽃모양을 했단다.
요리사가 가져온 본으로 했기에 지금은 없다며 아쉬워 한다.
그 맛없는 이곳 호박으로 했냐니까 그렇단다.
호박 가운데를 파내고 거기에 고기를 채워넣는단다.
빨강 피망을 엷게 떠서
아주 작은 빨강 피망 꽃 본을 떠서
가운데 고기 위에 얹으니
맛도 괜찮고 모양도 너무 산뜻했다한다.
없는 틀을 여기서 구할 수도 없고 답답하다.
갑자기 오사카 다카시마 앞 요리 도구 상점이 생각난다.
혹시 그 곳에는 그 꽃 틀이 있지않을까?
집에 돌아와 혹시나 해서 주방 서랍을 뒤져본다.
크기는 그 보다는 훨씬 크지만
그 비슷한 틀이 집에 있을 것 같아 찾아보니
그마저 서울에 놓고 온 모양이다.
뻘간 고추나 대추는 예쁘지않다고 고개를 절레 절레.
그 걸 구하지 못하면 호박전은 메뉴에서 뺀다고까지.
보지 못했으니 그 비쥬얼을 확실하게 떠올릴 수는 없지만
색의 조합이 너무 예뻤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빨강색으로 선명한 건 크렌배리가 좋긴한데...
조금 더 고민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