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열차를 타고 고르너그라트 전망대를 오른다.
일본 관광객들이 많이 보인다.
네 다섯 명에 가이드를 낀 소규모 그룹이 많다.
그 일본 가이드의 말에 귀기울인다.
오늘 일기예보는 빗나갔으며 날씨가 좋아 정말 좋단다.
그리고 퀴즈까지 낸다.
스위스에 4000미터 넘는 산이 몇 개인 지 아느냐는...
중년 부인들이 그런 상식까지 알고 있을리가 없다.
어느 숫자부터 시작했는 지 기억나지않지만
한참을 위 아래를 반복하며
정답이 나오기를 유도한다.
그리고... 정답!
무려 40 개란다~!
그 중에 고르너그라트에서 볼 수 있는 산이 열 개가 넘는 단다~
재미있게 일본 가이드 말에 귀동냥하고 있는 데
앞 칸 오른 쪽 좌석을 노린 다른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아지면서
더 이상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나타난 파키스탄 남자 그룹 3인~!
양복을 입고 나타났다~.
파키스탄 무슨 장관을 포함한 정부요인 이란다.
이 사람들 때문에 난 고르너그라트 정상에서 부터는 곤란에 처한다.ㅠㅠ
아무튼
천천히 산악 열차에 몸을 싣고 설산을 오르며 감탄한다~
이렇게 쉽게 이 높은 산에 올라 파노라마 뷰를 볼 수 있다니...
마테호른 산은 물론이고 높은 산 10 개 이상이 전망대 중심으로
쫘악 둘러쳐져 있다.
한참을 사진을 찍으며 행복해 하고 있는 데
아까 산악열차에서 만난 양복 입은 파키스탄인 두 명이 올라온다.
장관이란 분은 보이지 않았다.
그 중 한명이 우릴 발견하고
같이 사진을 찍자는 데 남편이 달가워하지 않는다.
얘기 중에 우리도 파키스탄에서 살았다해서
친근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그럼 내가 남편을 포함한 당신 사진을 찍어 주겠다며
핸폰을 건네 받았다.
그리고 마테호른 배경만 신경 쓰다가
눈이 녹아 얼음이 된 곳에서 엉덩방아를 찧고 만다.
잠시동안이지만 일어설 수가 없었다.
간신히 부축을 받아 일어나
간이 의자에 앉아 한참을 진정했다.
그 사람들은 괜찮냐며 지켜보다 갔고
뼈는 안 다쳤는 지 뻐근하고 아프고 불편하지만 걸을 수는 있었다.
가만히 생각하니 일본 그룹들이 넘어질뻔했는 지
얼음이 있어 미끄럽다고 호들갑을 떨던 그 지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