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미나에서 출발할 때
맑았던 날씨가 점점 흐려지더니
비가 오기 시작한다.
비 속을 한참 달리다보니
온통 주위가 새까맣다.
에트나산 기슭임이 분명하다.
근데 이렇게 비가 많이 오고 있고
사람들까지 보이지않으니
리프트가 운행하지않는 것 같아 걱정이다.
억수 같은 비가 하염없이 쏟아져
언제 그칠 지 난감하다.
차에서 한참을 기다려야했다.
주차한 차 좌우 옆 차에도
사람들이 내리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다.
여기까지 왔으니 올라가보기로 결정 하고
매표소에 가니 다행히 운행은 하고 있다.
버스는 운행하지 않는다하여 망설이다
리프트에 올랐다.
까만 주위가 점점 하얀 설원으로 변한다.
산 위는 가을이 아니라 겨울이다.
리프트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가야하는 데
눈 때문에 버스는 운행하지 않는다하니...
날씨가 흐려 화산에서 뿜는 연기도 보이지않는다.
화산을 보러온 게 아니라
스키 타러 온 건가 착각이 든다.
그래도
젊은 사람들은 걸어서 올라간다.
그럼 우리도 따라 걸어가볼까?
하지만 화산 분출구에서 뿜어나오는 연기가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 까지 걸어가야 하는 데
영 자신이 없다.
스키장처럼 신발과 두터운 옷을 빌려주는 곳도 있어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냥 내려가기로 결정한다.
너무나 아쉬워 눈 위를 잠시 걸어보았다.
하지만
몇발자국 걷다가 마끄러질뻔한다.
포기하고 내려오는 데
뒤에서 잡아당기는 것 같다.
너무 정보없이 왔음을 속으로만 되뇌이며
타오르미나에서 더 놀다올 걸
후회 막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