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년이란 세월이 어르신들에겐
이렇게 참담한 시간일 수도 있구나를 절실히 느낀다.
독일으로 떠날 때 건강한 모습으로
잘 다녀오라며 서운한 표정으로
창문을 통해 손울 흔들어 주시던 시아버님~
교통 사고 후유증과 낙상, 치매등 병환이 짙어져
6 개월 후에 영구 귀국까지 기다릴 수 없어
병문안차 한국에 온 지 며칠이 지났다.
어머님이 집에서 어찌하실 수가 없어
요양원으로 가신 지 3 개월~
재회는 요양원 침실에서다.
알아는 보시는 데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다.
움직일 수도 없으신 몸~
본 성정 같으면 절대로 저리 누워만 계실 수 없으실텐데
감내하며 지내시는 걸 보며 눈시울을 적신다.
몰라보게 여위신 몸~
춥다며 팔짱을 얼마나 세게 끼고 계시든 지
손 한번 만져 볼 수도 없다.
항상 반갑게 맞아주시던 그 모습이 그리워
마음이 착잡하다.
시아버님 보다 훨씬 연장자이신 친정 어머님과 아버님은
아직 뵙지 못했지만 상태는 더 나으신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맛있게 먹었던 회가 장염을 일으켜 며칠 쉬고 있다.
날씨도 매서워 누굴 만날 엄두를 못낸다.
며칠 후면 남편이 먼저 독일로 떠나고
난 일주일 정도 더 머물다 갈 예정이다.
이대로라면 친정 나들이를 끝으로
조용히 독일로 떠날 것 같다.
그 와중에도
아이들과의 함께 할 수 있는 시간과
온돌에서의 생활이
그나마 고국에 돌아왔음을 실감하게 하고 안정감울 준다.
남편은 내일 혹시 닥칠 일을 준비하기 위해
집안 형님을 만나 상의하러 간다.
멀리 떨어져있어도 장남의 역할은 따로 있는 것 같다.
보내드려야할 시간이 멀지않은 것 같아
마음이 편치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