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 살고 있는 집을 비우기위해
주인에게 통보를 하고 기다리기를
1달 하고 20일!
12월은 아예 한 명도 보러 오지않았고
1월 들어서도 서너명 다녀갔다.
전세 만기는 다가오고 마냥 기다릴수만은 없어
내용증명을 보낸다고 주인에게 연락을 했다.
이 집이 나가지않으면
전세금을 돌려줄 형편이 않된다고 하니
미안하다고 통화하고
남편이 먼저 옛주소로 내용증명을 보냈다.
우리 권리를 확보해야하기에
어쩔수 없었다.
그런데..
주인이 이사를 했다고 미안하다며
새 주소를 보내왔다.
다시 내가 내용증명을 주인에게 보내야했다.
정말 막막한 현실에 앞이 캄캄했다.
바로 옆에 그 것도 두 단지나 새아파트 입주로
공실 아파트가 널려있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시름만 깊어갔다.
하필 집 주변에 새아파트 입주가 맞물려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런데
내용증명이 주인에게 도착하기도 전에
천사가 나타났다.
같은 단지에 산다는 분이다.
보고 간 다음 날 계약을 하겠다고
부동산에 나와있는데
주인하고 통화가 안 이루어진다고 연락이 왔다.
톡으로 급히 주인에게 연락을 하고
혹시 계약이 깨질까봐 얼마나 마음 조렸는지 모른다.
전세금을 많이 내려 계약을 한 것 같다.
사실 우리가 이 집에 들어올 때
우리 전세금에 주인이 조금 보태 매매가 이루어진
소위 갭투자한 집인 걸 알기에 걱정이 많았다.
부동산에 불이 붙었던 지난해와
너무나 다른 환경으로 바껴
마음 고생이 심했지만
드디어 다 해결이 되어 홀가분하다.
이제 20년 전
두꺼비에게 부탁한 헌 집이
새 집으로 변신했다.
정말 정말 오랜기간 인내로 견디며
힘겹게 얻은 집이기도 하다.
주님의 은혜로
아이들 어렸을 때 추억이 있는 곳으로
다시 회귀한다.
떠돌이 생활 30년을 마치고도
독일에서 이사온 박스 옷걸이 옷장으로
1년 반을 버텼다.
이제
붙박이 장이 있는 내 집에서
떠돌이 생활을 마감하고
오래오래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