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진 언덕에도 봄이 찾아왔다.
선교사님 묘원 꼭대기에 백목련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미세먼지가 온 땅을 덮어 희뿌연하지만
멋드러지게 핀 백목련의 자태는
양화진 묘원을
등불처럼 환하게 밝히고 있다.
매 주 수요일!
내가 있을 곳은 양화진 언덕이다.
선교사님 묘역
안내 봉사를 맡고 있다.
터너 주교님, 에비슨 선교사님,
언더우드 선교사님, 아펜젤러 선교사님.
헤론 선교사님 스크렌턴 대부인등등...
우리 역사의 소용돌이의 중심이었던
19세기 말 들어오셔서
얼마나 많은 일들을 하셨던 분들인가?
이 분들을 소개할 수 있으니
참 행복한 일이다
오늘은 미세먼지 때문인지
예약자가 소수인지라
꽃구경도 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이사를 해서 거리가 너무 멀어졌지만
주신 은혜가 너무 많아
봉사는 계속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이역만리 조선 땅에 오셔서 수고하시고
이 곳에 잠들어계신 선교사님들의
희생를 생각하면
나의 수고는 티끌만큼도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일에 동참하게 해 주신
은혜도 너무 크고
함께하는 이들도 너무 좋다.
은퇴후의 삶이 이렇게 복됨에
더욱 감사하다.